라면을 한 그릇 끓여 먹어도 혼자서 먹는 경우와 여럿이 젓가락을 부딪치며 먹는 경우는 맛에 차이가 있다. 오랜만에 교외에 나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먹는 김밥의 맛도 평소와는 사뭇 다르다. 이런 느낌은 단순히 기분의 탓일까?
인간은 이성을 가진 동물이지만 감정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똑같은 일 앞에서도 그 당시의 기분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느낀 경험들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즐거움을 느낄 때 인간의 기분은 고조된다. 이때 뇌 속에서는 인간을 흥분시키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이 충분히 분비되면 다음으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뇌에 가득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분이 안정되어 행복감을 느낀다. 바로 이 세로토닌의 증가가 가져다주는 행복감이 식사의 맛을 한층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마음이 맞는 친구, 즐거운 화제, 혹은 음식 그 자체가 우리의 감정에 부여하는 자극이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다량 분비하도록 해 그렇지 않은 상황과는 다른 맛을 느끼는 것이다. 여럿이 유쾌한 분위기에서 라면을 먹거나 탁 트인 야외에서 김밥을 먹을 때 한결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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