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약물 복용 상식


약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임신 중 약을 먹으면 탯줄을 통해 약 성분이 태아에게 전달된다. 태아는 간과 위으 기능이 미숙한 상태라 약물의 대사나 배설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약 성분이 그대로 몸에 축적된다. 임산부의 약물 복용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임신 3개월까지이다. 임신 15주 이후에는 태아가 약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줄어들므로 약물 복용으로 기형이 될 우려는 거의 없다. 그러나 태아의 장기 기능에 영향을 미치거나 난청이나 뇌 발달에 문제를 일으키는 약물도 있으므로 섣불리 복용해서는 안 된다.


 임신 1~2주에 약물 복용으로 태아의 기형이 유발되면 임신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자연유산되기 쉽다. 임신 3~8주에 약을 복용하면 태아의 심장, 중추신경, 눈과 귀, 팔다리가 완성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임신 8~15주에 복용한 약은 태아의 입 부분과 성기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장기간 복용하지 않는다.

 어쩌다 머리가 아파 두통약 한 알 정도 먹는 것은 괜찮지만, 장기간 진통제를 먹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최소 유효 용량을 단기간 복용한다. 


임신 전 약물을 복용했다면

 임신이 되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초기를 보내고 있다면 임신 전 먹은 약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난자가 약의 영향을 받았을 경우 수정 능력이 사라지거나 수정이 되어도 착상이 안 되고, 또 착상이 되더라도 바로 유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부병에 사용하는 타가손, 통풍 치료에 쓰는 콜킨, 항암제 등은 시간을 두고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치므로 임신 사실을 확인하는 동시에 전문의와 복용량이나 기간 등에 대해 상담한다. 또 약물을 복용했다고 해서 전문의의 진단 없이 함부로 중절 수술을 하지 않는다.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기

 지병이 있거나 건강상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임산부와 태아 모두에게 안전한 약을 처방 받는다. 무심코 약을 먹은 경우에는 반드시 담당 의사에게 알려 문제를 해결한다.


복용 방법과 양을 정확히 지키기

 의사가 처방한 약은 안심하고 먹어도 되지만, 복용법과 용량을 꼭 지켜야 한다. 임의로 판단해 복용을 중단하거나 중복 복용할 경우 병을 치료할 수 없을뿐더러 태아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복부 팽만감을 해소하는 약은 의사의 지시 없이 복용 없이 복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조산이나 유산의 위험이 높아진다.


절대 안전기준은 없다

 임산부에게 절대 안전한 약의 성분과 용량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소한 증상이라도 의사 또는 관련 기관과 상담해 약을 복용한다. 의사와 바로 상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FDA(미국식품의약청)가 제시하는 '임산부 투여 안정성 분류'를 참고해 복용한다.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임신 중에는 어떤 약도 절대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약을 먹는다고 해서 모두 기형아를 낳는 것은 아니다. 기형아 발생 원인 중 임산부의 약물 복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2~3% 정도이다. 따라서 임산부의 건강을 위해 부득이하게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도 무조건 피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임신 초기의 흡연과 음주]


 흡연

미국 FDA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담배는 임신 12주 차 이내에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임신 중 흡연은 미숙아, 저체중아, 기형아 출산, 신생아 돌연사의 가능성을 높이는데 이런 가능성은 임신 중에 인산부가 피운 담배 개수에 정비례한다. 금연을 위해 사용하는 패치는 접촉면을 통해 니코틴이 체내로 흡수되기에 임산부가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금연 약의 복용도 금한다.


음주

 임신 중에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면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발달 장애와 정신, 신경계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며,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 '가볍게 한 잔' 정도는 괜찮다는 의견도 있지만 임신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게 가장 좋다. 임산부의 상당수가 임신인 줄 모르고 술을 마셨다며 불안해하는데, 의사와 상의하고 예후를 지켜보아야 한다.



임신 중 영양제 복용


  • 엽산
    엽산이 결핍되면 태아가 신경관결손증에 걸릴 수 있으므로 반드시 섭취한다. 단태아이면 하루에 0.4mg, 다태아나 거대아이면 그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 철분제
    임산부에게 필요한 하루 철분량은 30~60mg 정도이다. 임신 초기에 섭취할 경우 메스꺼움, 구토, 위장 장애가 심할 수 있으므로 피하고 임신 중기부터 복용한다.
  • 임산부 전용 비타민제
    비타민과 미네랄을 이상적으로 배합한 약제이다. 임신을 계획하는 순간부터 수유기까지 꾸준히 복용하면 좋다.
  • 비타민 D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는 비타민 D를 하루 4000IU 이상 복용하는 것이 좋다. 종합 비타민제만으로 부족하다면 비타민 D를 추가로 복용한다.
  • 유산균
    유산균은 장내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유해균을 억제해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질염을 포함한 각종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오메가-3
    태아의 눈과 신경계를 구성하는 데 필수 영양소일 뿐 아니라, 엄마의 면역력을 지켜주고 산후우울증을 방지한다.


[임산부 독감 예방접종]

 독감 예방접종은 비활성 바이러스 백신으로, 병원성균을 약하게 만든 생백신과 달리 임산부에게 안전하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임신 중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데, 임산부는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독감으로 인한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고열 같은 독감 증상이 태아 기형이나 신경관 손상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은 그해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주사이므로 이전에 접종했더라도 매년 접종해야 한다. 또 접종 후 약 2주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계절성 독감이 유행하기 이전에 미리 접종하는 것이 좋다. 임신을 꼐획하는 가임기 여성, 임신 초기, 후기, 수유기 등 어느 기간이나 접종 가능하며 출산이 임박한 산모나 수유부가 접종하면 독감 예방접종이 불가능한 생후 6개월 이하 신생아도 독감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달걀 알레르기 등 접종하면 안 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으므로 접종 전 담당의와 상의한다.


[복용할 약이 안전한지 확인하고 싶다면]

 빈혈, 속 쓰림, 정맥류 등 임신 중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도 심할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해 약을 처방받아 치료해야 한다. 약 복용이 꺼려져 그대로 방치했다간 더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로부터 처방 받은 전문의약품은 대부분 안전하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다면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www.mothersafe.or.kr 1588-7309)에 문의한다. 2010년부터 보건복지부 사업의 일환으로 제일병원과 연계해 산부인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임산부의 약물 복용에 대한 상담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음주 및 흡연 등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은 홈페이지와 전화로  가능하다.